지식경제부공무원노동조합 주최 UCC 공모전 본선 심사평
- 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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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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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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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을 국민의 곁에”라는 주제로 우체국 민영화에 대한 문제점을 여러 각도로 짚어본 UCC가 총 47편 접수되었고 일차 심사를 통해 15편이 이차 심사로 올라왔습니다. 다양한 소재와 형식의 작품들이 많았기에 대상 1작품, 금상 1작품, 은상 2작품, 그리고 동상 3작품을 가리기 위한 심사가 자못 힘들었습니다. 구성력, 독창성, 완성도, 목적부합성, 그리고 메시지전달력의 다섯 가지 항목에 각각 20점씩 총 100점 만점으로 채점한 결과, 대상을 뽑지 못하고 대신 금상 2작품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공모전의 성격상 우체국 민영화 혹은 공사화의 문제점을 제대로 부각했는가, 그리고 선택한 아이디어와 기획이 일반 국민들에게 간결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가를 UCC의 특성과 연결하여 집중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심사위원 6명 전원의 눈길을 끈 작품은 단연 <국민의 사랑 우정서비스>였습니다.
실제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영철 씨의 일상을 좇아가며 인간극장 형식의 휴먼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이 작품은 인터넷과 이메일, 문자메시지와 온라인쇼핑의 환경 속에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 마음속에 ‘우편배달부’라는, 지금은 잊혀져버린 옛 시절의 우체부아저씨 모습을 그려 보이며 잔잔한 추억의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낙후된 시골 구석구석을 돌며 소외된 채 어렵게 사는 분들의 생활까지 돌보는 김영철 씨. 그런 주인공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는 민영화에 대한 우려는 그래서 더더욱 심각하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이 작품을 대상으로 정하는데 주저하게 만든 점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러닝 타임이었습니다. 출품작중 가장 긴 16분 남짓의 동영상은 스팟 광고나 패러디 형식이 선호되는 근자의 UCC 트렌드 속에서 탄탄한 구성과 설득력 있는 고품격 휴먼 다큐라는 장점이 상쇄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자아내었습니다. 웹페이지 로딩 속도나 동영상 길이 등에 무척 민감한 네티즌들의 속성상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보며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를 얻기에는 호흡이 다소 길지 않나 하는 점이 걸림돌이었습니다.
반면에 공동으로 금상을 수상한 <복순이도 누려야할 권리>는 스톱 모션의 포토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하여 민영화가 되면 소외 지역으로 가는 복순이의 편지는 소식을 전할 수 없다는 주제를 짧은 시간 속에 깔끔하게 표현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편지들이 대화를 나눈다는 독창적 아이디어와 이를 단순하지만 정감 가는 이모티콘으로 응집력 있게 제시한 아트 감각이 심사 위원들의 표심을 얻었습니다. 다만, 기술적 완성도 측면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 보여 마찬가지로 대상으로 밀지 못했습니다.
다음 은상 2작품 가운데 첫 번째로 뽑은 <뉴스로 보는 민영화>는 페이크 뉴스 즉 가상 뉴스라는 포맷으로 우체국 민영화가 불러 올 후유증과 악영향을 참신한 아이디어와 재기 발랄한 구성으로 재미있게 전달한 점을 높이 샀습니다. 특히 산불이나 우표 위조 같은 에피소드는 조금 과장되기는 했지만 뉴스라는 형식으로 인해 오히려 블랙 코미디적인 느낌을 주어 더욱 효과적이었습니다. 옥의 티라면 뉴스 첫 부분의 두 꼭지는 민영화 논란에 대한 ‘사실적 보도’였음에도 불구하고 뒷부분과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기에 차라리 산불-우표 위조-우표값 인상 후유증 순의 패러디로만 구성하고 민영화 논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시청자가 직접 검색함으로써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접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은상 두 번째 작품은 <귀 기울여 주세요.>를 선정했습니다. 이번 공모전에 가장 많이 보인 공익 광고 형식의 작품이었는데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이미지와 특히 공들여 수집했을 울음소리들을, 소외되고 낙후한 시골 어른들의 우체국 민영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잘 병치하여 민영화로 인한 위기의식을 피부에 와 닿게 제시한 점이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멸종 위기 동물과 낙후 지역 주민들과의 비교 혹은 비유가 논리적으로 조금 무리가 있고, 자칫 우체국 민영화라는 이슈보다 도시-농촌 지역 불균형 문제로‘오해’될 위험성도 내포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동상 첫 번째 작품인 <나는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는 민영화로 인해 퇴직을 앞둔 우체부의 시선으로 문제점을 짚은 작품인데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정성을 들인 점이 눈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인물들의 내레이션 처리가 다소 기대에 못 미친 점이 아쉬웠습니다. 두 번째 작품인 <우체국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따뜻해집니다.>는 우리들에게 우체국의 의미와 민영화가 가져올 문제점들을 광고 형태로 잔잔하게 전달한 작품으로 특히 실제 편지들과 우체국과 관련된 옛 사진들을 적절히 사용한 점이 돋보였습니다만 뒷부분의 마무리가 정서적인 부분에 치우쳤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작품은 <대안 없는 우체국 민영화>인데 출품작들 중 가장 체계적이며 간결하게 민영화 문제점의 핵심을 짚어 주었습니다. 다만 독일, 네덜란드의 경우를 민영화 사례로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 이들 국민들에게 불편을 가져다주었는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이 외에도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정성들여 그림을 구성하고 이야기를 만든 <당신의 미소를 지우는 지우개, 민영화>, 와 <힘을 내요, 우정씨!>, 우체국 민영화 이후의 열악한 상황을 가상으로 그려 본 이나 ,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우체국 민영화,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우리들의 이야기>, 그리고 <우체국도 민영화를 하나?> 등 총 15 작품 모두가 일상의 흔한 소재 속에서 우체국 민영화의 문제점을 다양하게 부각시켜 국민들에게 다가가려는 창의적 노력과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User Created Content라는 뜻에서 알 수 있듯이 UCC는 이전까지 수동적, 객체적, 수용의 대상으로만 존재해왔던 대중이 이제는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을 드러내고 또 자신의 목소리를 능동적으로 표현하며 주체적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자세를 갖게 되면서 얻은 수단이자 매체입니다. 이 번 지식경제부공무원노동조합에서 주최한 UCC공모전은 33만 건의 조회가 보여 주듯이 주제인 우체국 민영화 반대와 맞물려 우리 생활 속에 UCC가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를 생생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정부의 섣부른 민영화 방침이 철회되기를 바라면서 한편으론 내용과 형식의 자유로움과 다양함이라는 UCC의 특징이 풍성하게 발휘된 또 다른 공모전이 기획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교수 김기승
